[기획특집]남양주 광릉과 봉선사, 조선 왕릉의 품격과 천년 고찰의 향기

  • 등록 2025.03.23 15:3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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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소재 광릉과 봉선사는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조선 왕실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자, 천년의 세월을 품은 고찰이 어우러진 문화유산으로 잘 알려져 있다. 조선 제7대 왕 세조와 정희왕후 윤씨의 능이 자리한 광릉은 간소하면서도 독창적인 형식으로 조성되어 조선 왕릉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또한 광릉을 지키고 있는 봉선사는 고려시대 창건된 사찰로 조선 왕실과 깊은 인연을 맺으며 불교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광릉과 봉선사는 조선 왕실의 위엄과 불교 전통이 조화를 이루는 역사적 공간이자 자연 속에서 사색과 힐링을 경험할 수 있는 명소다.

 

 

광릉은 1468년(예종 즉위년)에 세조가 승하한 후 조성되었다. 이후 1483년 그의 부인 정희왕후 윤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나란히 안장되었다. 조선 왕릉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언덕에 왕과 왕비가 함께 묻히는 방식이었으나 광릉은 동원이강릉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도입했다. 즉 하나의 정자각을 중심으로 세조릉과 정희왕후릉이 각각 다른 언덕 위에 조성된 것이다.

 

 

특히 광릉은 세조의 유언에 따라 회곽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전통적인 돌방(석실) 대신 석회로 다진 구덩이에 관을 안치하는 방법이다. 무엇보다 조선 시대 묘제 변천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기존의 조선 왕릉은 거대한 석실을 조성하는 데 막대한 비용과 인력이 소요되었으나 세조는 생전에 "나의 무덤은 검소하게 만들어라"라고 명하여 불필요한 사치와 낭비를 줄였다.

 

덕분에 광릉은 조선 왕릉의 전형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간소하고 실용적인 형태를 띠게 되었다. 아울러 이후 조선 왕릉 조성의 중요한 모범이 되었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역사적,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호받고 있다.

 

 

광릉이 특별한 이유는 능역을 둘러싼 광릉수목원이 울창한 숲을 형성하며 능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광릉수목원은 1911년 조선총독부 산림연구소로 출발하여 현재는 국립수목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다양한 희귀 식물과 보호종이 자생하는 곳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생태적으로 보존이 잘된 숲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광릉 인근에는 봉선사가 자리하고 있다. 봉선사는 969년(고려 광종 20년) 법인국사 탄문이 창건한 사찰로 처음에는 '운악사'라 불렸다. 이후 1469년(조선 예종 1년) 세조를 기리기 위해 그의 부인 정희왕후 윤씨가 사찰을 중창하면서 봉선사로 개칭되었다.

 

 

봉선사는 조선 시대 불교 진흥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특히 문정왕후(중종의 왕비) 때에는 교종의 총본산으로 승격되어 전국의 승려와 학승들이 모이는 불교 교육 기관으로 기능했다. 이곳에서 승과 시험이 치러졌으며, 많은 고승들이 배출되었다.

 

그러나 임진왜란과 6.25 전쟁을 거치며 봉선사는 큰 피해를 입었다. 현재의 큰법당은 1969년 운허 스님에 의해 재건되었으며 한글 경전을 새긴 동판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봉선사의 중심 법당은 대웅전이 아닌 큰법당이라는 한글 현판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한문을 모르는 사람들도 불교의 가르침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운허 스님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이처럼 광릉과 봉선사는 역사와 자연, 불교 문화가 어우러진 힐링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조선 왕릉의 장엄함을 감상하고 울창한 광릉수목원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봉선사에서는 한글 경전과 전통 사찰 문화를 체험하며 고요한 명상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광릉과 봉선사는 사계절 내내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봄에는 벚꽃과 철쭉이 흐드러지고, 여름에는 시원한 숲길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가을에는 단풍이 장관을 이루며 겨울에는 설경이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겨울철 봉선사에서 진행되는 개금불사에 참여하면 금박을 직접 입히는 체험을 할 수 있어 특별한 경험이 된다.

 

 

역사와 자연이 함께하는 여행지를 찾는다면 남양주 광릉과 봉선사는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이다. 이곳에서 조선 왕실의 숨결을 느끼고 불교 문화 속에서 마음의 평온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김시창 기자 korea11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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