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아트센터, 마시모 자네티 라운드 인터뷰

  • 등록 2022.07.21 17: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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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모 자네티, 베르디-레퀴엠을 끝으로 4년 임기 마무리

 

[타임즈 - 김시창 기자] 경기필 상임지휘자 마시모 자네티가 7월 23일(토) 경기아트센터, 7월 25일(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될 ‘베르디-레퀴엠’ 공연을 끝으로 지난 4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한다. 이와 관련한 소회를 전하기 위해 경기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관계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 상임지휘자 마시모 자네티에게 경기필은 어떤 의미인가?

 

오케스트라의 모든 단원들이 마치 내 자식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들을 사랑한다. 악장을 포함한 경기필 단원들은 이제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단지 동작만으로도 알아본다. 내가 지시하지 않아도, 이미 내가 원하는 음악을 만들고 있다. 우리는 깊은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상호작용이 정말 잘 되는 오케스트라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생각한다.

 

 

‣ 취임 후 경기필의 변화는?

 

경기필을 처음 본 날이 생각나는데, 2018년 3월이었다. 이미 훌륭한 소리를 가지고 있었고, 왜 리카르도 무티가 이 오케스트라를 두 번이나 선택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협업을 함께 하면서, 우리는 우리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더 유연하고, 투명하고, 우리만의 호흡을 익혔다. 그 과정에서 오케스트라가 제각각 연주를 한다보기보다, 서로의 소리를 듣기 시작했고, 경기필만의 언어가 생겼다. 이것은 첫 번째 콘서트부터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 작품으로 ‘베르디-레퀴엠’을 고른 이유와 소감은?

 

베르디 레퀴엠을 마지막 공연이라고 해서 고른 것은 아니다. 우리는 2020년에 베르디 레퀴엠을 공연하기로 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었고, 합창단을 포함한 큰 규모의 공연을 열 수 없었다. 그러다가 미뤄지고 미뤄져서 나의 마지막 공연으로 베르디 레퀴엠이 진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죽음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우리는 지금 전쟁, 금융위기, 환경문제 등 여러 가지 생존과 관련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된 문제도 있다. 그런 시기에 이 작품은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져준다고 생각한다. 이번 공연은 지난 2년간 죽은 사람들을 위로할 수도 있고, 또 그들을 한번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 가장 기억나는 공연은?

 

우리는 모든 공연에 우리 모두의 에너지를 쏟는다. 그래서 어느 것이 가장 기억난다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꼽아보자면 우선 레스피기의 로마 3부작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레스피기라는 작곡가는 기술적으로도 아주 어렵지만, 경기필은 이미 수준 높은 테크닉을 가지고 있었고, 난 거기에 열정을 더했다.

 

그리고 또 슈만 싸이클을 완성한 것이 기억난다. 슈만은 실제로 한국에서 자주 연주되지 않기도 하고, 또 연주하기에도 아주 까다롭다. 우리가 그 모든 것을 해낸 것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 경기필과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난 4년간 너무 많이 즐거운 일들이 있었다. 정말 경기필과 함께 했던 모든 순간이 마법 같았다. 당장 얼마 전에 정하나 악장과 이번 공연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던 것 조차 나에겐 소중한 기억이다. 음악을 만들기 위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또 멋진 결과물을 만드는 이런 과정이 전부 소중하다.

 

 

‣ 경기필을 떠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2019년 12월 이후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모든 공연을 중지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말러와 시벨리우스 등 도전적인 프로그램들을 준비 중이었는데,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베토벤 교향곡 들 중 일부(1번, 2번, 8번)를 하지 못하게 됐다. 우리는 사실 베토벤의 협주곡들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들을 연주했는데, 저 교향곡들이 연주하지 못한 채로 남아 있어 아쉽다. 또 프랑스 작곡가들을 더 깊이 다뤄보지 못한 것 역시 안타깝다.

 

 

‣ 한국에서 공연을 다시 할 계획이 있는지?

 

지금 당장은 예정된 것이 없다. 하지만 나는 경기필 단원 한 명 한 명을 모두 사랑하고, 우리가 아직 실행하지 못한 계획들도 많다. 언제든지 기회가 된다면 다시 경기필과 함께 하고 싶다.

 

 

‣ 경기필 팬분들한테도 한마디

 

팬분들이 아주 많이 보고 싶을 것 같다. 지금까지 경기필이 이렇게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건 오로지 경기필을 사랑해준 팬분들 덕이다. 받은 사랑들을 영원히 마음속에 기억할 것이다.

 

 

■ 공연개요

 

- 일시 및 장소 : 7/23(금) 오후 5시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7/25(월)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 지 휘 : 마시모 자네티 - 출 연 : 소프라노 손현경, 메조소프라노 크리스티나 멜리스 (Cristina Melis),

테너 김우경, 베이스 안토니오 디 마테오 (Antonio Di Matteo)

- 연 주 :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고양시립합창단, 위너오페라합창단

- 공연시간 : 100분

- 티켓가격 : 2만원 ~ 5만원(수원), 2만원 ~ 7만원(서울)

- 주 최 : 경기아트센터 - 주 관 :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 후 원 : 주한이탈리아대사관, 주한이탈리아문화원 - 문 의 : 031-230-3324~5

 

■ 프로필

 

지휘 마시모 자네티 Massimo Zanetti

 

마에스트로 마시모 자네티는 세계 최고의 오페라 하우스 및 콘서트홀에서 활약하며 국제적으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한국의 주요 교향악단중 하나인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 감독직을 2018년 9월부터 맡아왔으며 취임 이후 괄목할만한 성장을 통해 경기필하모닉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림과 동시에 전문가와 관객 모두로부터 호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에서 비제의 <카르멘>과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베를린 슈타츠오퍼에서 베르디의 <트라비아타>,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도니체티의 <돈 파스콸레> 그리고 극찬을 이끌어낸 작품인 베르디의 <두 명의 포스카리>와 <시몬 보카네그라>를 바르셀로나 리세우 대극장에서 공연했다. 오케스트라 지휘자로서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 로얄 스톡홀름 필하모닉, 린츠 브루크너 오케스트라뿐만 아니라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소냐 욘체바 협연으로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미샤 마이스키 협연으로 베를린 코미쉐오페라 오케스트라 그리고 산토리홀에서 요미우리 심포니 등과 공연했다. 또한 모스크바의 유명한 로스트로포비치 페스티벌에서 러시아 국립 오케스트라와 개막공연을 지휘하기도 했으며, 드레스덴 젬퍼 오페라, 바이에른 오페라 등과의 오랜 협업도 지속하고 있다.

 

그간 시카고 리릭 오페라, 로얄 오페라하우스 (코벤트 가든), 파리 오페라, 피렌체 오페라 극장, 로마 오페라, 볼로냐 오페라, 토리노 오페라,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샌디에고 오페라, 로얄 스웨덴 오페라, 레알 마드리드 극장, 스페인 빌바오 오페라, 칼리아리 오페라, 왈롱인 오페라 등과 함께 작업하였다. 오케스트라 지휘자로서 체코 필하모닉, 바이마르 슈타츠카펠레,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 빈 심포니, 로얄 스톡홀름 필하모닉,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버밍햄 심포니 오케스트라, 맨체스트 할레 오케스트라, 핀란드, 스웨덴 방송 교향악단, 뉴질랜드 심포니 등을 지휘하였다. 아시아권에서는 도쿄 NHK 심포니뿐만 아니라 중국 필하모닉, 광저우 심포니 등과 발전적인 관계를 지속해오고 있다.

 

1999-2002년까지 플레미쉬 오페라의 음악감독을 역임하였으며, <살로메>, <펠레아스와 멜레장드> 등을 포함하여 폭넓은 오페라 작품을 선보임과 동시에 극장의 오케스트라 시즌에는 다양한 오케스트라 곡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마시모 자네티의 주목할 만한 음반작업은 소냐 욘체바, 뮌헨 방송교향악단과 함께 작업한 베르디 음반(소니 클래식, 2018), 비엔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베르디의 <시몬 보카네그라>(데카, 2013), 파르마 레지오 극장과 함께 ‘베르디 전집’의 일환으로 참여한 <리골레토>, <시칠리아의 저녁기도>(유니텔 클래시카, 2008 & 2010) 등이 있다. 또한 그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과 플라비오 테스티의 <사울>(나이브, 2004) 음반을 녹음하기도 했다.

김시창 기자 korea11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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