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수도권 대표 주거도시로 성장해 온 고양특례시가 도시 구조를 다시 짜고 있다. 일산테크노밸리와 방송영상밸리, 킨텍스, 광역교통망을 하나의 생활·산업권으로 연결해 지역 안에서 일하고 머무를 수 있는 기반을 넓히는 방향이다.
고양은 서울과 맞닿은 경기 서북부의 관문이다. 행주산성의 역사와 계획도시 일산, 한강하구 장항습지, 킨텍스가 한 도시 안에 공존한다. 1990년대 일산신도시 조성 이후 삼송·원흥·지축·향동 등으로 주거권이 확대됐다. 인구와 생활권은 커졌지만 산업과 일자리 기반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구조가 장기간 이어진 것도 이런 배경과 맞닿아 있다.
이번 변화의 중심에는 일산테크노밸리가 있다. 일산서구 대화동과 법곳동 일원 약 87만㎡에 추진되는 도시개발사업으로, 경기도와 고양시, 경기주택도시공사(GH), 고양도시관리공사가 공동 시행한다. 첨단제조와 지식기반, 연구 기능을 담아 주거 중심 도시의 산업 기반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업은 부지 조성과 함께 기업 유치를 위한 용지 공급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고양도시관리공사는 2026년 5월 첨단제조시설용지 1차분 공급공고를 냈다. 산업용지를 채우는 것보다 어떤 기업이 들어오고 지역 일자리와 얼마나 연결되는지가 앞으로의 성패를 가를 핵심이다.
고양의 산업거점은 일산테크노밸리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장항동 일원에서는 방송·영상·문화 기능을 모으는 고양방송영상밸리가 조성되고 있다. 지식재산(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와 킨텍스도 인접해 있다. 연구와 제작, 전시와 유통이 가까운 거리에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고양이 가진 강점이다. 빛마루방송지원센터와 고양아쿠아특수촬영스튜디오 등 기존 방송영상 기반도 이 연결축을 보완한다.
고양방송영상밸리는 약 70만㎡ 규모다. 방송시설용지와 업무·도시지원시설, 주거·공원·주차장 등 도시기반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구조다. 단순히 제작시설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콘텐츠 종사자와 기업이 머무를 수 있는 생활권을 함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킨텍스는 이들 거점을 외부 시장과 연결하는 전시·비즈니스 기반이다. 제3전시장 건립도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일산테크노밸리와 방송영상밸리에서 만들어지는 기술과 콘텐츠가 전시와 기업 교류로 이어진다면 산업시설 간 연결 효과도 커질 수 있다.
고양시는 경제자유구역 지정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산업통상자원부 자문에서 제기된 사업면적과 재원조달 방안, 외국인 투자기업 유치 수요 등을 보완하며 지구지정 신청을 준비하는 단계다. 지정 여부보다 먼저 사업성과 투자 수요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교통은 흩어진 거점을 하나의 도시권으로 묶는 기반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A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은 2024년 12월 28일 개통했다. 킨텍스역과 대곡역이 연결되면서 서울 접근성이 개선됐다. 창릉신도시와 대곡역세권 개발, 광역철도 사업이 이어지면 산업·주거·상업 기능 간 이동 구조도 달라질 수 있다.
광역교통망이 늘어나는 것만으로 시민 생활이 곧바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역세권과 비역세권을 잇는 버스 노선, 환승체계, 보행환경이 함께 개선돼야 한다. 산업거점까지의 이동 편의가 좋아져야 교통 투자가 실제 일자리와 생활권 변화로 연결될 수 있다.
노후화된 일산신도시 재정비도 도시 체질 변화의 한 축이다. 고양시는 ‘2035년 고양 노후계획도시정비기본계획(일산신도시)’을 수립·고시하고 백송·후곡·강촌 등 선도지구를 중심으로 특별정비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주택 정비와 함께 주차, 녹지, 교육·돌봄, 교통 등 생활 기반을 어떻게 개선할지가 중요하다.
장기 도시공간의 방향은 2040년 도시기본계획안에 담겼다. 도시기본계획은 토지이용과 공간구조, 인구·산업·환경의 장기 방향을 정하는 최상위 도시계획이다. 고양시는 일산과 창릉을 양대 도심으로 두고 경제자유구역과 장항·일산테크노밸리·방송영상밸리, 대곡·화정, 삼송·지축을 부도심으로 설정했다. 현재 계획안은 경기도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고양의 변화는 개별 개발사업의 규모보다 이들 거점이 실제로 연결되는지에 달려 있다. 산업시설과 전시·콘텐츠 기반, 광역교통, 노후도시 정비가 따로 움직이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반대로 일자리와 이동, 주거와 생활환경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면 주거도시에서 자족도시로의 전환도 구체성을 갖게 된다.
행주산성과 장항습지, 일산호수공원 같은 역사·자연 자산도 이 과정에서 함께 고려해야 한다. 개발과 보전, 산업과 생활이 균형을 이루는 도시 구조를 만드는 것이 고양이 풀어야 할 다음 단계다.
고양은 지금 여러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사업의 수가 아니라 연결의 완성도다. 계획된 산업거점과 교통망, 생활권 정비가 시민의 일자리와 이동 편의, 생활환경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자족도시 전환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