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전국에서 면적이 가장 작은 시인 구리시가 도시의 틀을 다시 짜고 있다. 한강변 토평2지구에서는 주거와 산업, 문화 기능을 담은 도시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북쪽 사노동에서는 사업계획 보완과 관계기관 협의가 진행 중이다.
두 사업은 구리 남부와 북부에서 각각 추진되는 새로운 성장축이다. 다만 추진 단계는 뚜렷하게 다르다. 토평2지구는 공공주택지구 지정 이후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사노동 개발은 사업성을 보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구리시는 1986년 시로 승격했다. 행정구역은 33.33㎢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개발제한구역이 60%를 넘는다. 서울과 맞닿은 입지에 힘입어 주거도시로 성장했지만, 산업용지와 일자리를 늘릴 공간은 제한적이었다. 좁은 땅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도시 성장 과정에서 줄곧 중요한 문제였다.
변화의 중심은 구리토평2 공공주택지구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 12월 31일 교문동과 수택동, 토평동, 아천동 일원 275만6748㎡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했다. 계획 인구는 5만2800명이며, 주택 2만2000세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사업시행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다.
토평2지구가 완성되면 구리의 인구와 생활권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구리시 인구는 2026년 6월 말 기준 18만7782명이다. 토평2지구 계획 인구만 현재 인구의 4분의 1을 넘는다. 주택 공급에 그치지 않고 일자리와 교통, 교육, 의료 등 생활 기반을 함께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이제 구체적인 도시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LH는 2026년 2월 기본계획과 기본설계 공모에 착수했다. 구리시는 2026년 지구계획 승인 신청과 보상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2027년 지구계획 승인을 거쳐 2029년 조성공사를 시작하고 2034년 준공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토지이용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주거와 산업시설의 비율, 학교와 공공시설 위치, 도로망과 한강변 공간 활용 방안은 지구계획 과정에서 구체화된다. 토평2지구가 서울의 또 다른 주거 배후지에 머물지 않으려면 자족 기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한강변 개발이라는 입지적 특성도 무겁게 다뤄야 한다. 주택 공급과 함께 한강 경관과 녹지축을 지키는 방안이 필요하다. 기존 도심과 새 개발지역의 연결, 원주민 보상과 이주 대책도 사업 속도에 밀려서는 안 된다.
토평2지구가 구리 남쪽의 새 성장축이라면 사노동은 북쪽의 산업축으로 구상됐다. 구리 E-커머스 신성장 첨단도시 조성사업은 사노동 일원 96만2107㎡에 물류시설과 테크노밸리,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부지를 조성하는 복합개발사업이다. 사업시행자는 LH와 구리도시공사다.
계획에는 전자상거래 특화 물류·유통시설과 게임, 사물인터넷, 의료, 바이오 분야 기업을 유치하는 테크노밸리가 담겼다. 1997년 문을 연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을 옮겨 유통 기능을 현대화하는 구상도 포함됐다. 도매시장은 수도권 동북부 농수산물 유통을 담당하는 구리의 주요 경제 기반이다.
도매시장 이전은 사노동 개발 구상에 포함돼 있다. 다만 사업 재검토 결과에 따라 추진 방식과 일정은 달라질 수 있다.
사노동 개발은 사업성 보완이 필요하다. 한국개발연구원 예비타당성조사에서 2022년에 이어 2026년 1월에도 사업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구리시는 국토교통부와 LH 등 관계기관과 대응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후 사업 일정이 확정됐다고 보기 어렵다.
두 차례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는 사업 방향을 다시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기업 입주 수요와 물류 기능의 경쟁력, 도매시장 이전 비용을 현실적으로 따져야 한다. 토지이용계획과 사업 구조를 보완하지 않은 채 일정만 앞세우면 개발 구상과 실제 사업 사이의 간격이 커질 수 있다.
교통망 확충도 도시 재편의 성패를 좌우한다. 서울 지하철 8호선 연장선인 별내선은 2024년 8월 10일 개통했다. 장자호수공원역과 구리역, 동구릉역이 서울 동남권과 연결되면서 이동 여건은 개선됐다.
반면 GTX-B 갈매역 추가 정차는 확정되지 않았다. 구리시는 2026년 3월 GTX-B 갈매역 추가 정차 전략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같은 달 19일에는 삼육대학교와 교통 연계 강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갈매권역의 교통 수요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사업자와 정부를 설득하는 일이 남았다.
토평2지구와 사노동 개발이 진행되면 구리의 이동 수요는 더 늘어난다. 광역철도뿐 아니라 기존 도심과 개발지역을 연결하는 도로와 대중교통망도 함께 갖춰야 한다. 교통 대책이 주택과 산업시설 조성보다 늦어지면 시민이 먼저 체감하는 변화는 편의가 아니라 혼잡일 수 있다.
구리의 새 지도는 아직 밑그림 단계다. 토평2지구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사노동 개발은 사업계획을 다시 보완해야 하는 상황이다. 두 사업을 주거와 산업의 균형축으로 연결하려면 교통과 일자리, 환경과 생활 기반을 하나의 도시계획 안에서 다뤄야 한다.
좁은 도시는 한 번의 개발이 도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무엇을 얼마나 짓느냐보다 어떤 기능을 채우고 무엇을 지킬지가 중요하다. 토평2에서 사노동까지 이어지는 변화도 계획의 크기가 아니라 시민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