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 임지연 기자 | 농촌진흥청은 약용작물 황기를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토양 조건을 제시했다.
십전대보탕과 삼계탕의 원료로 쓰이는 황기는 재배 면적이 192헥타르에 이르는 대표 약용작물 중 하나이다.
황기는 땅속의 뿌리 부분, 지하부를 주로 이용하는데 비가 잦으면 뿌리가 호흡을 하지 못하고 썩게 돼 수량과 품질이 크게 떨어진다.
따라서 안정적으로 황기를 재배하려면 흙의 성질, 밭의 경사도 같은 재배지 토양 상태를 미리 점검해야 한다.
흙의 성질은 다른 약용작물과 마찬가지로 모래흙(사토)과 참흙(양토)의 중간인 ‘모래참흙(사양토)’이 좋다. 모래참흙은 물 빠짐이 좋고 공기가 잘 유통되는 특징이 있어 약용작물 재배에 적당하다.
또한, 토양 경사를 따라 물이 잘 빠지는지 확인한다.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 황기 재배에 알맞은 재배지는 경사도 2∼7%(B등급)로, 경사가 15% 이상 높아지면 침식에 의한 토양, 식물체 유실 피해가 발생해 황기 생존율이 78%~59%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두둑의 방향이 토양 경사와 일치하거나 약간 사선이 돼 물이 정체하지 않고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곳이 좋다. 두둑 방향이 토양 경사와 직각을 이루면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는다.
농가에서는 재배지를 점검해 습기 피해에 취약한 조건이라면 물이 멈추지 않고 잘 흘러갈 수 있도록 물길(배수로)을 정비한다.
침수 이후 취약해진 식물체가 반 건조한 기후를 만나면 노균병, 흰가루병에 걸리기 쉬우므로 미리 등록된 약제로 예방하도록 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약용작물과 윤영호 과장은 “최근 기후변화로 큰비와 태풍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약용작물 또한 습기 피해를 중심으로 예방에 힘써야 한다.”면서 “지대가 낮거나 침수가 우려되는 곳에서는 작물 재배를 피하고, 미리 물길을 정비하는 등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충북 제천에서 황기를 재배하는 한 농가는 “폭우로 인해 황기 두둑 옆의 지반이 1m 이상 무너졌는데, 지반이 약한 곳을 빠르게 정비하고, 작물 생육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