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 임지연 기자 | 경기도가 유엔 다자주의 체제에서의 평화안보와 경제협력을 위해 남북협력 증진과 접경지역 관리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13일 열린 ‘제4회 국제평화토론회’에서 나왔다.
줌(ZOOM)을 활용한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린 이번 토론회는 총 3부 6개 세션으로 구성된 가운데, 경기도와 한국유엔체제학회가 공동주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 심규순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장, 이신화 한국유엔체제학회 회장 등 총 32명의 각계 전문가가 참여해 ‘유엔 다자주의와 한반도 평화 그리고 경기도’를 주제로 논의를 펼쳤다.
먼저 ‘유엔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시작한 제1부에서는 한미연합사와 유엔사, 유엔 정전체제와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 관리를 위한 경기도의 역할, 유엔 군비통제 메커니즘 등에 대한 내용이 주로 다뤄졌다.
송영훈 강원대 교수는 “접경지역과 DMZ는 중요한 공간임에도 지금껏 지역사회의 변화나 지역주민이 체감할 정도의 정책적 효과를 내지 못했다”며 “군사·생태·개발·역사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DMZ의 평화적 이용 방안을 다방면으로 고려한 상상력과 집단지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엔 다자주의 가치와 규범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제2부에서는 유엔 다자주의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한반도 평화를 위한 수단이자 목표로서의 SDGs, 경기도의 지속가능발전목표, 다자주의와 지방정부 등에 관한 논의가 진행됐다.
최동주 숙명여대 교수는 유엔 등 다자협력체제의 변천사를 살펴보며 “최근 코로나19 등 새로운 문제들이 유엔 중심의 다자주의에 도전이 되고 있는 만큼 유엔이 리더십을 회복하고 전문성을 지속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문경연 전북대 교수는 “정상국가를 지향하는 북한에게 있어 유엔의 SDGs는 효과적인 어필 기제”라며 “한반도 문제는 국제사회와의 협력 없이는 해결이 어려우며, 경제위기와 코로나 사태 등 개발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SDGs는 우리에게도 효과적인 북한과의 접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준협 고려대 교수는 “경기도가 지방정부 중 최초로 ‘경기도 지속가능발전 조례’를 제정해 연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향후 다양한 행위자와의 협력, 보편적 복지 담론을 넘어선 종합·거시적 담론으로의 발전, 지속적인 책임성과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진 제3부는 ‘유엔 다자주의 틀과 국제관계: 한반도 평화에 대한 함의’를 주제로 한반도 평화 안보와 유엔의 역할, 유엔 내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중국식 다자주의, 북한의 유엔정치에 대한 발제와 토론으로 채워졌다.
박흥순 선문대 교수는 “유엔은 주권국가의 연합체로서 강대국의 입장이 보다 비중 있게 다뤄지는 제약이 있지만, 그럼에도 한반도 평화안보 문제만큼은 적극적으로 유엔이라는 국제기구를 활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동준 고려대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다른 나라들과 동일하게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 참여한다는 평판을 형성하기 위해 유엔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앞으로 북한이 어떠한 전략적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보다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전경주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유엔 헌장을 존중하고 일부 유엔 활동에 대해 우호적으로 대응해온 점들을 짚으며 “북한 정권이 유엔을 적대시한다는 일반적 시각은 사실이 아닌 만큼, 유엔 내에서의 북한의 역할에 대해 보다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재강 평화부지사는 환영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해결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인 만큼, 새로운 다자주의 시대를 맞아 유엔을 통한 다자주의 틀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방정부 역할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심규순 도의회 기획재정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해 국제사회의 공감과 지지를 기반으로 남과 북의 협력은 물론, 지방정부 역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며 “경기도의회에서도 다양한 입법 활동을 통해 남북 교류 협력을 확대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도는 오는 9월 3일 ‘한반도 비핵화의 새로운 시각, 대안적 접근’을 주제로 제5회 국제평화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도민의 공감대 형성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