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 임지연 기자 | 국가보훈처는 홍범도 장군 유해봉환 대통령 특별사절단이 14일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장군의 추모식과 운구와 임시안치를 마치고, 다음날 유해를 인수하여 봉송길에 올랐다고 밝혔다.
먼저, 14일 현지 오후 4시(한국 시각 14일 저녁 8시) 크즐오르다 홍범도 장군의 묘역 앞에서 특사단, 카자흐스탄 정부 관계자, 고려인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홍범도 장군 추모식이 진행됐다.
추모식은 양국 국가 연주, 헌화 및 묵념, 기념사업회 이사장의 약력 보고, 황기철 특사단장과 크즐오르다 주지사의 추모사 등 35분간 진행됐다.
황기철 특사단장은 추모사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는 장군님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애국심이 영원히 살아 숨 쉬는 오늘의 역사가 되도록 하겠다”라며, “조국의 품 안에서 영면하시기를 기원드린다”라고 했다.
또한, 황기철 특사단장은 홍범도 장군 묘역 관리와 유해 봉환에 협조해 준 오가이 세르게이 겐나지예비치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장과 김 옐레나 알렉세예브나 크즐오르다 고려인지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한편, 특사단은 홍범도 장군 추모식에 앞서 계봉우 지사 구 묘역을 참배했다. 계봉우 지사의 유해는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 방문 때 황운정 지사의 유해와 함께 국내로 봉환됐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다음의 과정을 거쳐 발굴되었다.
묘역 주변에 가림막을 설치한 후 홍범도 장군의 반신 흉상 아래에 있는 기단부 석재를 먼저 해체한 후 오른쪽 아래 기단을 확인했다.
바닥 면은 벽돌, 콘크리트와 대리석 등 3층 구조로 덮여 있었다. 30cm×30cm 크기의 정사각형 대리석 위에 10cm 크기의 별 모양의 철재 상징물이 확인되었는데, 1982년 이장 당시 매장 지점 확인을 위해 묻은 것으로 추정된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유해를 2m가량 지하에 매장하며, 지면에서 40cm가량의 콘크리트를 덮는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도 2m가량 지하에서 발견되었으며, 이전에 사용하던 기단부 석재는 유해 수습 후 장례 관례에 따라 유해가 있던 자리에 묻을 예정이다.
추모식 후 국방부 유해발굴단과 장례지도사가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수습하여 입관했으며, 수습된 유해를 소관에 담아 카자흐스탄 국기로 관포했다.
홍범도 장군 유해가 수습되고, 고려인협회 주관으로 제례 의식을 가졌다.
제례는 오가이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장과 김 옐레나 크즐오르다 지회장을 비롯한 고려인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례관인 그리고리비치가 고려인식으로 진행했다.
제수 음식으로는 삶은 닭, 밥, 물, 수저, 포크, 보드카, 생선, 돼지갈비, 떡, 과일, 삶은 계란, 오이, 토마토, 숭늉이 올려졌다.
제례 의식은 집례관인 그리고리비치가 잔에다 보드카를 따른 후 절을 올리고, 바닥에 술을 부은 후 제사상 오른쪽에 삶은 닭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어서 고령층, 중년층과 청년층 순으로 입장하여 예를 올렸다.
유해는 홍범도 장군의 혼과 영이 서려 있는 홍범도 거리, 문화회관 등을 거쳐 크즐오르다 주 병원에 임시 안치됐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특사단 등 참석 내빈이 도열한 가운데 카자흐스탄 의장대에 의해 영구차량으로 운구됐다.
묘역을 나선 유해는 홍범도 거리, 문화회관(구 고려극장), 계봉우 지사 거주지 등 16km가량을 경유한 뒤 크즐오르다 주 병원에 임시안치 됐다.
특사단 일행은 홍범도 거리, 문화회관(舊 고려극장)에서 영정 사진을 앞세워 도보로 이동하면서 홍범도 장군께서 78년간 머물던 카자흐스탄에서의 마지막 밤을 고려인과 함께 보냈다.
크즐오르다 주 병원에 임시 안치되어 있던 유해는 장례지도사에 의해 항공 봉송을 위한 포르말린 처리 후 대관으로 옮겨져 태극기로 관포됐다.
대관은 크기 1800×50×39mm이며, 두께 4.5cm, 무게 50kg의 미국산 적삼목을 국내에서 제작한 제품이다.
15일 현지 오전 8시경 크즐오르다 공항 주기장에서 한-카 양국 주요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카자흐스탄 의장대로부터 대한민국 의장대가 장군의 유해를 인수한 후 공군 특별수송기로 모셨다.
특사단은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얹고 가볍게 목례하는 카자흐스탄식 인사법으로 크즐오르다 주지사 등에게 인사하고 특별기에 탑승했다.
마침내, 15일 홍범도 장군의 유해와 특사단 일행을 태운 특별기는 크즐오르다 시내 상공을 3회 선회한 후, 78년간 머물던 카자흐스탄을 떠나 홍범도 장군이 꿈에 그리던 대한민국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