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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슈

한계를 이기고 새로운 반도체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공학인! ‘제 27회 한국공학한림원 젊은공학인상 수상자’ SK하이닉스 DRAM개발 김형수 부사장을 만나다

“수많은 ‘세계 최초’ 타이틀은 제가 아닌 우리가 이루어낸 것입니다. 큰 상에 부여된 책임감을 마음에 담고 앞으로도 신기술 개발과 인재 육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SK하이닉스 DRAM개발 김형수 부사장이 지난 2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7회 한국공학한림원 대상 시상식에서 ‘젊은공학인상’을 수상했다.

 

▲ 제27회 한국공학한림원 대상 시상식에서 ‘젊은공학인상’을 받는 김형수 부사장

김 부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 박사과정을 거쳐 SK하이닉스 설계 연구원으로 2005년 입사해 D램 제품 개발을 주도해왔다. 그는 여러 차례 ‘세계 최초 기술 개발’ 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적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 부사장은 2018년 세계 최초로 1ynm 16Gb DDR5 D램*을 개발하고 제품 출시 단계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 제품은 이전 세대인 DDR4 D램 대비 속도는 1.8배 빨라지고 전력 소비량은 30% 감축된 스펙으로 개발됐다. 고효율/고성능 제품으로서 탄소배출 저감 등 ESG 경영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김 부사장은 2021년 단일 칩으로 업계 최대 용량인 1anm 24Gb DDR5 D램**을 개발하여 회사의 기술력을 한 단계 더 점프시켰다고 인정받았다.

 

* 1ynm 16Gb DDR5 D램: 2세대 10나노급(1y) 기술이 적용된 세계 최초의 DDR5 D램. 빅데이터 처리, 인공지능, 머신러닝에 최적화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로, Full HD급 영화 약 11편에 해당하는 41.6GByte(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1초에 처리할 수 있는 수준

** 1anm 24Gb DDR5 D램: 1ynm 16Gb DDR5 D램의 차기 제품으로 EUV 공정을 도입한 10나노 4세대(1a) 기술이 적용된 D램. 기존 제품 대비 칩당 용량이 16Gb에서 24Gb로 향상돼 생산효율이 개선됐고, 속도는 최대 33% 빨라짐

이와 함께 그는 같은 해 세계 최고 성능의 D램인 HBM* 시리즈를, 연이어 2022년에는 고용량 96GB CXL** 메모리를 개발해냈다.

* HBM(High Bandwidth Memory):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 HBM3는 HBM 4세대 제품으로,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 순으로 시리즈 개발돼 왔음. SK하이닉스의 HBM3는 FHD(Full-HD) 영화 163편을 1초에 전송하는, 최대 819GB/s의 속도를 구현함

** CXL(Compute Express Link): CPU, GPU, 가속기, 메모리 등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PCIe 기반의 차세대 인터페이스(Interface) 프로토콜

그는 또, 지금까지 IEEE(전기·전자공학자협회)*에 논문을 20편 이상 등재하며 학문적 연구에도 기여했다. 2021년에는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개발, 전문 엔지니어 9명을 배출해 내기도 했다.

* IEEE(전기·전자공학자협회, 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 1884년 설립된 미국전기공학자협회(American Institute of Electrical Engineers, AIEE)와 1912년 설립된 통신협회(Institute of Radio Engineers, IRE)가 1963년 합병해 만들어진 전기, 전자, 전산 분야의 국제기구이자 학회

뉴스룸은 인터뷰를 통해 김 부사장의 공적과 공학자로서의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수상 축하드립니다.

무엇보다 공학인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상 이름에 제가 좋아하는 단어인 ‘젊음’과 ‘공학인’이 들어 있어 상의 의미가 더 크게 와 닿았습니다.

처음으로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기쁨도 크지만, 앞으로 우리 회사와 사회 발전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후배들의 성장에도 많은 힘을 보태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에 숨겨진 노력

Q. 여러 차례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우리나라 반도체 기술력을 세계 1등으로 끌어올렸습니다. 개발한 주요 제품과 기술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우선 ‘최초’라는 타이틀은 저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에서 D램을 책임지고 있는 모든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낸 성과입니다.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최근 시장에서 활발하게 사용되는 제품은 DDR5와 HBM3입니다. 두 제품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위한 메모리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DDR5는 이전 세대 DDR4와 비교해 속도는 더 빠르고 전력은 더 적게 소비하는 제품으로,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업체 중 가장 먼저 개발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필수 불가결한 솔루션이 된 HBM3 역시 우리가 가진 최고의 기술력을 집약해 세계 최초로 SK하이닉스가 개발한 제품입니다.

 

Q. 끊임없이 새로운 개발을 해내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세상 어느 곳에나 경쟁이 존재하지만 메모리 산업에서는 특히 더 치열합니다. 앞서 언급한 ‘최초’가 타이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최초’가 아니면 살아남기 어렵거나 우리가 공들인 노력이 기술적으로나 사업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됩니다.

대다수의 공학자가 그렇듯 저도 지는 것을 매우 싫어합니다. 최초가 되고 싶은 경쟁심, 이것이 개발의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또 스스로를 동기 부여하기 위해 악기 연주와 같이 저 자신을 비울 수 있는 다양한 노력도 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몸과 마음을 스스로 관리하는 활동이 제게는 또 다른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 김형수 부사장이 세계 최초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제품 출시 단계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한 1ynm 16Gb DDR5 D램을 살펴보며 설명하고 있는 모습

 

Q. 수상의 대표 업적인 1ynm 16Gb DDR5 D램 개발에는 어떤 가치가 숨겨져 있나요?

인공지능을 포함해 세상을 하나로 이어주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역할이 커졌습니다. 그리고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D램은 서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성능이 서버에 맞춰 빠르게 발전해야 합니다. 이런 배경에서 DDR5는 더 적은 전력으로 더 많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려는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빠르게 DDR4가 DDR5로 대체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메모리는 초기 개발부터 시장에서 도입돼 자리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DDR5와 같은 뉴모드(New Mode, 새로운 스펙) 제품 개발도 앞으로 펼쳐질 시장에 대해 불확실한 상태에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기술 개발에 몰두해야 하는 공학인의 숙명을 가지고 연구했고, 지금은 제품이 시장에 훌륭하게 안착해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품 출시 막바지까지 고객 시스템에서 변경이 많았고 기술 난이도가 높았는데, 구성원들과 함께 밤낮으로 고생을 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 미래의 D램 기술은 고객의 요구와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중요함을 설명하는 김형수 부사장

Q. 향후 D램 기술은 어떻게 발전하게 될까요?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SK하이닉스의 전략은 무엇입니까?

기술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어서 신기술을 구현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점차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놓인 상황이 쉽지만은 않지만, 우리는 고객들의 페인포인트(Pain Point)를 해결해 주어야 합니다. 범용성도 가지면서 고객의 요구와 문제를 해결해주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특정 고객에게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의 DDR5, LPDDR5, HBM3, GDDR6 역시 사용 용도에 따라 고객별로 최적화돼 개발된 사례로, 이러한 분화는 앞으로 더 많이 요구될 것입니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그간 유지해온 ‘소품종 대량생산’이라는 패러다임을 단기간에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고객의 변화 요구에 맞춰 발 빠르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체질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큰 그림을 그리고 꾸준히 혁신해 나갈 것입니다.

 
▲ 구성원들과 함께 회의를 하고 있는 김형수 부사장

 

엔지니어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소통의 리더

Q. 엔지니어로 활약하다가 한동안 HR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어떤 경험을 하셨나요?

SK하이닉스는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 이해하는 엔지니어와 HR(Human Resource) 전문가가 함께 제도와 방향을 수립함으로써 경쟁력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 시각에 동의해 채용 담당 임원을 맡았고, 그곳에서 1년 동안 많은 경험과 성장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처음에는 기업문화와 인사를 다루는 HR 부서에서 엔지니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SK하이닉스는 대부분의 구성원이 엔지니어입니다. 그래서 HR 출신의 채용·교육 전문가도 중요하지만 엔지니어 경험을 보유한 기술 인력이 할 역할도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엔지니어 인재의 채용과 육성도 잘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죠.

또, 제가 엔지니어로서 주로 사용하던 뇌 대신 다른 영역의 근육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여러 계층의 구성원과 소통하고 공감을 이루기 위해 기술과는 다른 역량을 쓰면서 성장하는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 제품 개발을 함께한 구성원과 이번 수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형수 부사장

 

Q. 당시 기획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일반적인 회사는 평가와 보상을 통해 구성원의 성과를 ‘인식’합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다소 수동적이고 구성원의 자가 동기부여(Self-Motivation)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구성원의 성과를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하는 무언가가 필요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위해 주기적으로 기술을 리뷰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고, 자신의 기술을 점검하고 리더에게 보여줘 필요한 사항에 대해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참가한 구성원들은 자신이 보유한 기술들을 잘 표현하기 위해 스킬을 배우고, 미래에 필요한 기술을 함께 구상하면서 구체적으로 방향을 설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 HR 부서에서 기획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는 김형수 부사장

 

Q. 새로운 반도체 인재를 확보하고 양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지속’입니다. 저 역시 과거에 반도체 관련 장학 지원을 받은 학생이었고 회사가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믿음을 갖고 지속적인 지원을 해주어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인재를 양성하려면 ‘지속’을 기반으로 꾸준히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잦은 제도의 변화나 예측 가능성을 낮추는 일 없이 꾸준히 신뢰를 형성해야 반도체 인재를 확보할 수 있고, 그들의 성장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비전이 궁금합니다.

공학인들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을 때 더 많은 성취감을 느낍니다.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개발 환경에서 압박과 부담도 느끼지만, 이번에 받은 상 이름에 걸맞게 공학인으로서 젊은 생각을 가지고 어려움을 즐기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합니다. 아울러 더 많은 후배가 훌륭한 공학인이 될 수 있도록 선배로서의 역할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프로필 사진
김시창 기자

타임즈 대표 김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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