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북한산성 보존 및 정비사업을 수행하던 경기문화재단이 최근 고양시에 사업중단을 일방적으로 통보하여 고양시민의 염원이 담긴 북한산성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동혁 의원(더불어민주당, 고양3)은 지난 12일 열린 ‘2024년 경기문화재단 행정사무감사’에서 북한산성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관련 사업에 대한 경기문화재단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지적하며 강력히 질타했다.
경기도와 고양시, 경기문화재단이 2011년 체결한 '북한산성 연구·보호·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서' 제5조제2항에 따르면 “세 기관은 본 협약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실무 추진체로 신설한 ‘북한산성 문화사업팀’에 대해 향후 그 목적을 이룰 때까지 인정하고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으며 협약은 현재까지 유효한 상황이다.
정 의원은 질의에 나서며 “지난 12년간 경기도와 고양시, 경기문화재단은 북한산성 관련 사업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고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지만, 올해부터는 경기문화재단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사업에 차질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단의 한 직원이 고양시가 하는 세계유산 관련된 일에 협조하고 싶지 않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이야기가 제 귀에까지 들어왔다”며, “왜 고양시와는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세계유산 관련 사업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재단이 북한산성 관련 사업에서 의도적으로 발을 빼기 위해 했던 일들을 살펴보면 고양시가 받아들이기 힘든 여러 가지 조건을 연이어 요구했다”면서, “고양시에 위탁수수료 지급을 요청하고는 고양시가 이를 수용하자 갑자기 정규직의 인건비와 수당도 요구했지만 이는 중복 지급이라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재단은 고양시에 기간제 근로자 인건비도 포함해 달라고 또다시 요구했다”며, “이러한 요구를 지시한 사람은 누구이고 왜 이러한 요구를 했는지 답변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문성진 경기문화재단 경영본부장은 “재단이 보통 시·군과 위·수탁사업을 하면 위탁수수료를 받는데 지금까지 이 사업 관련 고양시로부터 위탁수수료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작년부터 재단의 예산 상황이 어려워져 고양시와 충분히 협의해서 위탁수수료를 받기로 했다”고 답했다.
문 본부장은 또한 “일반적인 위·수탁사업을 할 때 인건비 등도 포함되기에 일반적인 사업들과 동일하게 고양시에도 협의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의원은 “올해 초부터 재단의 무리한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이 진행됐으며 부서별 업무분장이 변경되는 등 팀도 바뀌고 팀장도 바뀌고 업무도 바뀌어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북한산성 문화사업팀’에는 1명의 직원이 근무하는데 이전에 일하던 직원은 인사이동으로 인해 다른 부서로 가고, 새로운 직원이 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금까지 십여 년 동안 북한산성 관련 사업 담당 직원이 고양시청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했지만 갑자기 수원에 있는 재단 사무실로 출근하도록 바뀌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북한산성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11월 1일에 서울에서 ‘한양의 수도성곽 국제학술회의’가 개최됐는데 경기문화재단의 본부장 및 원장 등 사업담당자는 왜 참석하지 않았냐”며, “서울시와 고양시는 부시장이 참석하기도 했는데 경기문화재단은 관심이 없어서 참석하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외에도 정 의원에 따르면 10월 14일에 경기문화재단이 고양시에 북한산성 행궁지 정비 9차 사업 관련해서 위수탁계약 체결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는데 10월 30일까지 계약 미체결 시에는 사업 추진 불가 및 교부금 반납 예정을 통보하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산성 정비 사업은 향후 북한산성이 세계유산에 등재되기 위한 필수요건인데도 경기문화재단의 조건부 사업 추진 통보로 인해 우려가 커졌다.
끝으로 정 의원은 유인택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에게 “이 상황이 어떻게 수습될지는 모르겠지만 2011년 체결된 협약서에 근거해서 재단은 북한산성 관련 사업에 적극적인 태도로 임해주셔야 한다”며, “고양시민의 염원이 담긴 북한산성 세계유산 등재에 비협조적인 태도가 이어진다면 지역 도의원으로서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