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4 (수)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닫기

[기획특집]경기도에서 가장 큰 저수지, 용인8경 '어비낙조' 품은 이동저수지

 

[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어비리에 위치한 이동저수지는 ‘용인8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어비낙조'를 품은 명소다. 농업 관개용 인공 저수지의 기능을 넘어 낚시꾼과 산책객, 자연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쉼터로 자리 잡았다. 저수지에 물든 해가 서쪽 하늘로 천천히 떨어질 무렵 그 빛은 호수 수면 위에 길게 드리워지며 찬란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동저수지는 1964년 착공되어 1972년에 준공된 경기도 최대 규모의 인공저수지다. 제방 길이만 해도 660m에 달하며 유효 저수량은 2,000만 톤을 상회한다. 흙을 쌓아 만든 제방 너머로는 묘봉천, 원촌천, 화산천, 용덕사천 등이 흘러든다. 이 물줄기들은 다시 송전천과 진위천을 거쳐 아산호로 흘러간다.

 

 

저수지는 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생태적으로도 풍부한 가치를 지닌다. 붕어, 잉어, 가물치, 뱀장어 등이 서식하는 민물 어종의 보고이며 사계절 내내 낚시를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연형 저수지로 알려져 있다. 특히 송전낚시터와 사계절낚시터 일대는 낚시 애호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전국 각지에서 방문자가 찾아드는 곳이다.

 

어비낙조는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붉게 물든 하늘과 고요한 수면, 멀리 보이는 능선들이 조화를 이루며 감성을 자극하는 장면이다. 특히 45번 국도를 따라 안성 방향으로 이동하다가 송전에서 묘봉리로 접어드는 언덕길에서 마주하게 되는 낙조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 장면은 용인시가 지정한 ‘용인8경’ 중에서도 가장 시적인 경관으로 많은 사진가 및 여행자의 발걸음을 붙든다.

 

 

이처럼 어비낙조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경건한 풍경이다. 일몰 시간에 맞춰 저수지 가장자리에 앉아 있으면 바람이 흔드는 갈대 소리, 물 위에 일렁이는 빛의 잔물결, 멀리서 들려오는 물새의 울음소리가 마음을 맑게 비운다.

 

최근 이동저수지는 관개 시설을 넘어 도시민의 친수 공간으로서 그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 2021년부터 13km 길이의 이동저수지 둘레길과 생태공원 조성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2022년에는 ‘송전레스피아~송전낚시터 입구’ 구간의 첫 산책로가 완공되었다. 앞으로 사계절낚시터 인근과 중류 구간으로 연결돼 저수지 전체를 아우르는 생태길이 조성될 예정이다.

 

 

용인시는 저수지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정기적인 수질 모니터링과 녹조 대응 체계를 마련해 시민 누구나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공간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동저수지에 녹조가 발생할 경우 살포 시기와 방식을 협의하고 수문 개방과 부유 쓰레기 수거를 함께 진행하는 등의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이동저수지 주변은 볼거리와 즐길거리로도 풍성하다. 묵리계곡과 송전리 일대는 여름철 계곡 피서지로도 인기가 높다. 인근에는 다양한 골프장이 들어서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객과 골프 관광객이 함께 모인다. 특히 이 지역의 별미로는 붕어찜이 유명하다. 신선한 민물고기를 직접 잡아 요리한 음식은 저수지 여행의 마무리를 더욱 특별하게 해준다.

 

 

이처럼 이동저수지는 물을 저장하는 기능적 공간을 넘어는 용인시민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문화경관이다. 농업과 도시가 공존하는 접점에서, 자연과 인공의 조화 속에서 사람들의 쉼표가 되어주는 가운데 사계절 다른 표정으로 사람들을 반긴다.

 

그림 같은 어비낙조, 낚시터의 정적, 둘레길의 청량함이 어우러지는 이동저수지는 ‘자연 속에서 쉬어가기’를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만족을 준다. 때로는 혼자,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동저수지의 저녁 하늘을 바라본다면 그 순간만큼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용인의 여행 시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프로필 사진
김시창 기자

타임즈 대표 김시창

PHOTO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