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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시

여주시 미술관 '아트뮤지엄 려' 2023년 공모전시 – 정우천 개인전

 

 

 

[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여주시 미술관 '아트뮤지엄 려'에서는 2023년 03월 22일(수) ~ 2023년 04월 02일(일)까지 2023 '아트뮤지엄 려' 첫번째 공모전시 ‘정우천 개인展’을 개최한다. '아트뮤지엄 려'의 2023년 첫 전시가 된다. 이번 전시는 총 2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정우천 작가의 미니멀리즘과 모노크롬 회화의 경계에서...

 

현대 미술 작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작가의 생각과 철학이다. 그 작가의 개념과 철학은 각 작가를 드러내는 정체성과 작품의 본질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 미술에 대한 방향성의 질문과 문제 제기가 극렬하게 대두되던 1950~60년대에 하나의 축을 형성하게 된 미술적 사조 중 하나가 미니멀리즘이다. 미니멀리즘의 사물성에 대한 집요한 물음과 답변은 1970년대 말, 존 케이지(John Milton Cage Jr.)나 라우젠버그(Robert Rauschenberg)와 같이 사물성보다 개념을 중시하는 전위예술로 이어진다.

 

미니멀리즘은 작품의 존재성을 드러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관객이 각자의 입장에서 해석하고 느끼며, 참여하는 역할에까지 관여하면서, 이후의 미술사조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렇게 작품의 사물성과 작품개념 중시 사상은 뒤샹의 레디메이드(Ready-made)와 같은 개념미술 사상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작가의 개념과 사상을 가장 단순한 본질적 표현으로 표현하는 색과 구조는 구성주의와도 맞닿아 있다. 이렇듯 사물을 재현하고, 상징화하고, 단순화하는 흐름에서 다시, 모든 규범을 파괴하고 다양한 수법으로 표현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적극적인 방법을 통해 표현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모든 예술의 역사는 개념의 지속적인 반복과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변화해 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서구의 미니멀리즘 사조는 우리나라의 70년대 모노크롬 회화에 영향을 끼쳤다. 따지고 보면, 모노크롬 회화가 가진 속성은 당시 한국의 시대 상황과 잘 맞물리기도 했다. 사물성 자체가 부각되는 미니멀리즘에 비해, 한국의 모노크롬 미술은 작가의 정신이 녹아든 동양적 사상이 많이 강조된 사조이다. 동양화에서 여백을 통해 표현하는 화면의 구도와 상징적이고 함축적인 표현은 모노크롬 회화가 갖는 특성과 많이 닮아있으면서, 서구의 미니멀리즘과 구별된다. 즉, 동양화, 특히 문인화에서 보이는 여백은 무한 공간으로의 확장과 작가 정신세계의 연결통로가 되어준다. 동시에 그 공간에는 각 관람자의 상상이 개입하여 펼쳐질 수 있는 공간이며, 이를 무위자연(無爲自然)과 물아일체(物我一體) 사상으로 연결했다. 이것은 모노크롬 회화가 물성에 반복적인 행위를 축적해가는 과정에서 무위(無爲)의 정신성을 획득한다.

 

앞서 살펴봤을 때, 작가 정우천의 작업은 미니멀리즘에 입각한 모노크롬 회화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그의 작업에서 질료 적인 효과와 반복적인 행위는 점, 선, 면, 질감, 그리고 무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각 작품을 대하는 관람자는 보는 사람마다 각자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그는 종이를 규칙적인 크기로 오려 붙이고 수십 번의 붓질을 통해 얻는 질감과 색감은 또 다른 규칙적인 선과 면을 만들어내는데, 그 과정 자체가 수행적 구도(求道)의 산물이다. 위에서 설명한 동양적 사상과 한국의 시대적 바탕 위에 성장해 온 모노크롬 회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예로도 볼 수 있다.

 

한편, 정우천의 작품은 질료와 오브제에 집중하거나 관찰자의 반응에 주목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서구 미니멀리즘과 일면 상통하는 부분도 있다. 결국 미니멀리즘의 외적인 형태와 한국 모노크롬 회화에서 볼 수 있는 자기 절제와 동양적 사고관, 그리고 조선시대 문인들의 초월적 자기 수련에 몰두하던 작업방식 모두를 담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특히, 전혀 다른 색, 또는 비슷한 색의 연작을 통해 보여주는 이질과 동질의 대조와 대비를 통해 전하는 생경한 경험은 관람자에게 무한한 상상과 가능성을 열어준다.

 

또한, 그의 작품 화면에서 보여주고 있는 색(色)은 자연에서 얻은 찰나의 색을 붙잡은 기억의 산물이기에, 흡입력이 강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소개하는 작품들은 최근 그의 10여 년간의 작업 노력과 여정을 정리하여 보여주고 있다. 조각 전공자로서 회화작업의 길을 걷고 있는 정우천은 질료적 특성 파악이 다른 작가보다 용이했을 것이며, 그 위에 색을 활용하고 있기에 향후 더욱 다양하고 실험적 작품이 이어질 것이라 예견한다. 여주시 미술관 '아트뮤지엄 려' 관계자는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을 통해서 모노크롬 회화에 대한 일면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라고 전하고 있다.

 

‘정우천 개인전’이 열리는 여주시 미술관 '아트뮤지엄 려'는 여주프리미엄아울렛 퍼블릭마켓 내, H주자장 안쪽에 있으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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