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자동차도시 이탈리아 토리노의 ‘차량 순환경제 신사업’ 모델이 눈길을 끈다. 세계적 자동차기업 스텔란티스(FCA그룹과 PSA그룹이 합병)가 지난해 이탈리아 토리노시 미라피오리 콤플렉스에 개관한 ‘순환경제 허브(CE:Circular Economy Hub)’이다. 탄소중립‧기후대응에 앞장서고 있는 광주시도 ‘자동차 순환경제’ 시범 운영을 구상 중이다.
강기정 시장 등 광주광역시 대표단은 최근(15일 현지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시 미라피오리 콤플렉스의 ‘스텔란티스 순환경제 허브’를 방문했다.
글로벌 자동차기업 스텔란티스는 약 590억원을 투자해 미라피오리 콤플렉스 부지 7만3000㎡(약 2만2000평)에 엔진, 기어박스, 배터리 등 부품을 재제조해 차량의 수명을 최대한 연장하고, 재활용 가능한 모든 것을 재사용하는 ‘순환경제 허브’를 구축했다.
스텔란티스는 재제조된 부품은 ‘수스텔네라(SUSTENERA)’ 판매 채널을 통해, 재제조된 자동차는 ‘스포티카(SPOTiCAR)’라는 중고차 사업채널을 통해 판매한다.
스텔란티스는 이 사업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최대 550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또 2030년까지 800만개의 중고부품을 관리하고, 15만개의 재제조부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특히 스텔란티스는 이 사업을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지속가능한 신 비즈니스 모델로 인식, 전략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재료 소비와 폐기물,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4R 전략’을 기반으로 한 ‘순환경제 모델’이다. 자동차 수명이 종료될 때까지 전체 차량의 라이프사이클을 ‘360도 순환하는 방식’이다.
스텔란티스는 이 사업을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 북미,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으로 확대, 혁신적인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스텔란티스는 토리노의 피아트를 흡수한 자동차 다국적기업으로 이탈리아, 미국, 프랑스 등 5개국 15개 자동차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세라티, 지프, 푸조 등 잘 알려진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연간 자동차 생산능력은 870만대로 세계 3위이며, 매출액은 2019년 기준 226조원에 달한다. 토리노시 ‘피아트 미라피오리 공장’에서는 마세라티, 알파 로메오, 피아트500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공장의 특징은 로봇으로 자동화한 ‘유연생산시스템(AGV:Automated Guided Vehicle)’을 갖췄다는 것이다. 이는 공장에서 자동차 차체‧부품 등을 이동시키는 ‘자율주행 차량운반 시스템’과 운반된 자동차를 조립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결합, 작업자와 로봇이 지능적 협업으로 차량을 조립하는 것을 말한다.
유연생산시스템에 적용된 실내 자율주행기술은 광주시 소재‧부품‧장비 자율주행의 인지(센서), 제어, 통신 기술과 맥을 같이 하고 협력할 경우 우수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는 자동차 생산에 머물지 않고 생산과 재활용의 순환경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한 법과 제도를 점검해 재정비에 나서는 한편, ‘자동차 순환경제 모델’의 시범 운영을 통해 구체화할 방침이다.
광주시는 지난해 3월 국토부로부터 100만평(338만4000㎡)의 미래차국가산단으로 지정돼 개발계획 수립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에는 자율주행차 부품 소부장특화단지로 지정, 본격적인 조성에 들어갔다.
소부장특화단지는 오는 2028년까지 5년간 약 714만㎡(220만평)를 대상으로 진곡산단은 미래차 부품생산단지로, 빛그린국가산단은 인증‧완성차단지로, 미래차국가산단은 미래차 실증단지로 각각 육성해 미래차산업 삼각벨트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는 대한민국 제2의 자동차도시이다. 자동차 생산도시이자 미래차 생산 선도도시를 지향하는 광주시가 국내 유일의 내연기관 부품 재활용 순환시스템을 앞서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토리노시와 스텔란티스 관계자들을 ‘광주 미래차 소부장 포럼’에 초청해 자동차 순환경제와 미래차 기술을 함께 구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