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성남시기자클럽 (회장 조정환) (파워미디어.내일을여는신문.분당신문.성남비전.한성뉴스넷.포스트24.타임즈) 에서는 성남지역사회 각 분야에서 선도적 역활을 하는 신인이나 또한 앞으로 성남발전에 디딤돌이될 인물을 찾아 그들의 신선한 이야기와 고견을 듣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그 첫번째 인물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후보로 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 고배를 마신 청년정치인 이대호를 만나 그의 일상과 앞으로의 여정을 들어보기로 한다.
▼질문: 현재 근황, 즉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디지털 경사로’를 만드는 임팩트 스타트업 ‘계단뿌셔클럽’을 공동 창업해 일하고 있다. 이동 약자와 그 동행인에게 필요한 계단 정보(접근성 정보)를 모으고 공개하는 팀이다. 식당, 카페 등 편의시설의 출입구 사진 등을 수집하고 조회할 수 있는 앱 계단 정복 지도를 만들고 운영한다. 2021년, 타다에 재직하던 시절 휠체어를 사용하는 동료와 시작한 프로젝트다. 2021년 성남에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수도권 12개 지역에서 지부가 만들어졌고, 지금까지 약 60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계단정보를 만 건 넘게 모으러 다녔다.
▼질문: 정치를 시작한 이유가 있다면?
- 저를 대변해 주는 정치인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20년 제 삶에 큰 사건 두 가지가 있었다. 상반기에 타다금지법이 통과됐고, 하반기에는 고 박원순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다. 둘 다 제가 일했던 조직에서 일어난 일이다. 타다 서비스에 논란의 여지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타다금지법 통과로 수많은 동료, 드라이버들, 수천 명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이후 피해자는 엄청난 비난과 의심, 신상 유포에 시달려야 했다.
- 이렇게 부당한 일이 발생하면 정치인들이 나서야 한다. 전통 산업과 스타트업이 갈등할 때 정치가 끈질기게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당장의 표 계산으로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날려버렸다. 권력형 성폭력 사건이 생기면 정치인들이 적극 나서서 피해자를 보호하고 2차 가해를 막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 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들 누구도 제대로 피해자를 보호하고 2차 가해를 저지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왜 정치권에 있는 책임 있는 어른들이 나서지 않는가 원망했지만, 이내 깨달았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와 일자리를 만들고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는 민주당 정치인, 저 스스로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질문: 지난번 시장 후보로서 활동해 보셨는데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면?
- 성남시민이 기대하는 성남시장의 역할이 무엇인지 배웠다. 그것이 가장 크게 얻은 것이다. 대중 정치인은 자신의 이상과 유권자들의 기대를 조화시킬 줄 알아야 한다. 앞서 말씀드린 타다 이야기,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이야기에 대부분의 성남시민은 관심이 없다. 그것은 저의 소신일 뿐이다. 거기서 멈춰 있으면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대중 정치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체험으로 온전히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비유하자면 시험을 쳐보니 시험 범위와 출제경향을 파악하게 됐다.
- 현재 성남시민의 기대는 ‘안전’과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성남에 슬픈 일이 많았다. 태평동에서 생활고를 견디다 돌아가신 모녀가 계셨고, 정자교가 무너져 목숨을 잃는 일, 서현역에서 흉기 난동으로 돌아가신 분들도 있었다. 복지 사각지대와 노후화된 도시시설, 흉악한 범죄로부터 안전하기를 시민들은 기대한다. 또 구도심 재개발, 트램 등의 교통수단 확충, 백현 마이스와 같은 산업시설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관심 사업들이 잘 추진되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 이런 소통을 잘하는 것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생각한다.
- 잃은 것은 굳이 따지자면 없는 형편에 돈을 많이 썼다. 선거운동에 큰돈을 쓴 건 아니다. 후원금도 3,300만 원 정도 모아서 큰 도움이 됐다. 그렇지만 선거 1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버는 돈 없이 쓰면서 지내다 보니 모아둔 돈을 많이 쓸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 만나는 것도 다 돈이 드는 일이고, 사무실 빌려 쓰고, 이런저런 프로젝트 하면서 돈 쓰고 하다 보니 회사 그만두고 선거 끝날 때까지 2년 치 연봉 정도를 썼더라. 전업 정치인으로 살아보니, 저처럼 부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은 정치하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회의원이 아니면 후원금 모으는 것도 불법이니까.
▼질문: 현재 성남시 정치에 대해 나름의 평가를 하자면?
- 산업화 세대의 게으른 포퓰리즘을 못 벗어난다는 생각이 든다. 신상진 시정이 자화자찬했던 ‘솔로몬의 선택’을 예로 들어보겠다. 재직증명서 검사해서 번듯한 회사 다니는 분들로 참가자 모집하고, 판교에 고급 호텔 빌려서 와인 파티를 열어줬다. 시에서는 경쟁률이 치열했고, 만족도가 높았다고 홍보했다. 세금으로 30만 원씩 들여서 호텔에서 파티 열어줬는데, 싫어할 사람 누가 있겠나? 좋아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 행정의 기준은 세금을 적재적소에 쓰는 것이지, 취지만 대충 맞고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으면 형평에 맞지 않아도 집행하는 게 아니다. 좋은 회사 다니는 분들한테 세금으로 수십만 원씩 지원해 소개팅 자리 마련하는 게 지금 시대에 맞는 일 아니라고 본다. 장기 저성장 국면이고, 양극화가 심각하다. 일자리도 줄어든다. 연초에 태평동에서 모녀가 생활고를 견디다 돌아가셨다. 시에서 학교 밖 청소년 대상 센터 운영 접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 가난한 사람이 늘어나고,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이 많아진다. 시정의 기본은 모든 시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고 있는지 살피고 챙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산이 부족해 도움이 절실한 시민들에 대한 지원을 줄인다면서, 실효성도 의문인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수억 원으로 와인 파티를 여는 건 게으른 포퓰리즘이다. 실망스러운 일이다.
▼질문: 성남시가 앞으로 정치, 문화, 체육 등 여러 분야에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대표님의 견해는?
- 성남의 정치가 추구할 방향은 **‘따뜻한 디지털 도시’**이다.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복지 부담 증가 등의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정치와 행정의 도움이 필요한 시민은 늘지만, 쓸 수 있는 자원은 전처럼 알아서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주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알차게 써야 시민들의 삶을 지킬 수 있다. 그 핵심에 디지털 기술이 있다고 생각한다.
- 기술과 산업을 대하는 정치와 행정의 관성은 ‘육성’이다.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앞으로는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왜냐하면 기업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행정 서비스를 효율화하고, 풀 수 없었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행정이 주도해야 한다. 기술력을 갖춘 임팩트 스타트업으로 정치가 변모해야 한다는 뜻이다.
- 예를 들면, 사회복지 분야 기관, 공무원들이 정말 힘들게 일한다. 고령화가 진행되면 더 힘들어질 것이다. 인력확충 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 따라잡을 수 없다. 현장 업무 중 AI 기술을 바탕으로 자동화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장을 관찰해 솔루션을 기획하고, 기술기업과 협업해 디지털 공공재를 만들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업무 부담을 줄이면서도 행정 서비스의 품질을 높여야 자원을 아껴 쓸 수 있고, 결국 더 필요한 시민들에게까지 자원이 갈 수 있다. 일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도 높일 수 있다.
- 문화, 예술, 체육 분야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파크콘서트처럼 시민이 단순히 즐길 수 있는 사업도 물론 필요하다. 그렇지만 시민이 생산자가 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얼마 전 엄마가 대학 시절 합창 동아리 친구분들과 6개월간 준비해 합창 공연을 올렸다. 실력으로 보자면 프로에 당연히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는 가족, 친구, 지인들은 크게 감동했다.
- 모든 시민이 6개월 동안 자기가 좋아하는 예능을 꾸준히 연습할 수 있는 여건이 되고, 그것을 함께 할 동료가 있고, 보여줄 사랑하는 가족, 친구, 지인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크고 작은 대회와 콘서트도 필요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경제적 여건도 필요하다. 모두 이렇게 인간답게 늙어갈 수 있는 성남이면 좋겠다.
▼질문 : 앞으로 대표님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 계단뿌셔클럽의 성장에 집중할 것이다. 이동 약자와 그 동행인이 이동하려고 할 때 믿고 쓸 수 있는 ‘디지털 공공재’를 만드는 일이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꾸준히 해나가면 ‘계단정보 없음’이라는 문제를 언젠가 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계단뿌셔클럽이 목표를 달성하고 성공을 거둔다면, 그건 ‘이동권 향상’의 의미도 있지만, 저에게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획득하는 일이기도 하다. 제게 이 역량이 꼭 필요하다. 따뜻한 디지털 도시를 외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루고 싶기 때문이다.
- 저는 언젠가 선거에 나갈 것이다. 단, 필요한 역량을 쌓았다는 판단을 내린 이후에 그렇게 할 것이다. 그전까지는 지금 하고 있는 일에 3년이든 5년이든 10년이든 성과를 낼 때까지 집중하고 싶다.
▼질문 : 마지막으로 성남시민과 성남시기자클럽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특히, 제 또래의 젊은 시민들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다. 세상은 부조리하고, 불공평하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많은 문제가 있고, 대부분 우리가 잘못해서 생긴 일도 아니다. 그러나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우리가 권력을 갖겠다고 결심해야 한다. 도전하고 경쟁하면서 원하는 바를 우리 힘으로 관철해 내야만 한다.
- 우리의 문제를 누군가 해결해 줄지 모른다는 헛된 희망을 버려야 한다. 좌절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용기를 북돋우면서 우리가 원하는 세상에 대해 말해야 한다. 그래야만 희망을 잃어버린 우리 세대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회복하고, 우리 스스로를 살리고, 부모님 세대의 미래까지 책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어른이 무언가 대신 해주기를 기대하지 말자. 우리가 좋은 어른이 되어 더 따뜻하고 합리적인 세상을 만들자고 제안하고 싶다.
긴 시간 대담에 응해주신 이대호 대표님에게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의 행보에 성남시기자클럽독자들과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이것으로 오늘의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성남시기자클럽(파워미디어. 내일을여는신문. 분당신문. 성남비전. 한성뉴스넷. 포스트24. 타임즈) 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