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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하늘을 만지는 산 "남양주 8경 천마산을 오르다"

 

[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봄을 맞이하여 꼭 한번 걸어봐야 할 경기도 남양주시 명산이 있다. 바로 천마산(天摩山)이다. 산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은 이곳은 고려 말 이성계가 사냥을 하다 그 위용에 감탄해 “손이 석 자만 더 길었으면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는 말을 남긴 전설에서 유래했다. 그렇게 ‘하늘을 문지른다’는 의미를 담은 천마산은 이름 그대로 하늘과 가장 가까운 풍경을 선물하는 명산이다.

 

 

해발 812m, 남양주시 화도읍과 오남읍, 진접읍 경계에 솟은 천마산은 수도권에서 보기 드물게 깊고 높은 산세를 자랑한다. 봄이면 야생화의 천국이 되고 여름이면 짙은 녹음이 산객을 감싸며 가을에는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불타오른다. 겨울엔 설산의 풍경마저 만날 수 있어 그야말로 사계절 모두 빼어난 자태를 뽐낸다.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대표 코스는 수진사에서 시작해 ‘천마의 집’을 지나 천마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다. 이 코스는 왕복 약 2시간 30분 남짓 걸리는 중급 난이도의 산행 코스로 본격적인 오르막 전 천마산시립공원 입구의 전나무 숲길이 상쾌한 시작을 알린다.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잣나무숲이 나타나고 맑은 공기와 함께 숲내음을 깊이 들이마실 수 있다. 키 큰 나무들이 내리쬐는 햇빛을 걸러주고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어 가족 단위 산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천마산은 봄철 ‘야생화 성지’로도 불린다. 수진사 입구를 지나 얼마 되지 않아 야생화 군락을 만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점현호색과 큰괭이밥, 제비꽃, 복수초, 바람꽃 등이 산길을 따라 환영하듯 피어 있다. 그중 점현호색은 잎에 수많은 점이 흩뿌려진 듯한 독특한 생김새로 식물 애호가들이 사진 속에서나 보던 모습을 실제로 만날 수 있는 반가운 존재다. 꽃을 좋아하는 이라면 천마산을 오르며 계절을 고스란히 담은 ‘인생샷’을 남기기에 이보다 좋은 배경은 없다.

 

 

천마산 정상은 바위 능선으로 이뤄져 있어 위풍당당한 풍경을 자아낸다. 서남쪽으로는 '약물바위'라 불리는 절벽이 있는데 이곳에서 샘물이 솟아나 과거 약효가 있는 물이라 하여 지금과 같은 이름이 전해진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볼거리는 ‘임꺽정 바위’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의적 임꺽정이 천마산 일대를 본거지로 삼아 활동했다고 한다. 꺽정바위는 실제 사람 인(人)자 모양을 하고 있어 그 전설을 더 실감나게 한다. 또한 맹수처럼 생긴 괴수 바위도 지나게 되는데 그 위용 앞에서는 누구나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정상 부근에 마련된 전망용 의자는 천마산 등반의 하이라이트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남양주시 일대를 배경 삼아 앉아 있을 수 있다. 이곳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생사진’ 하나쯤 남겨줄 만큼 특별한 장소로 유명하다.

 

 

교통편도 편리하다. 경춘선 평내호평역에서 출발해 165번 버스를 이용하거나 천마산역에서 하차해 천마산관리소에서 바로 등산로에 진입할 수 있다. 잠실에서 출발하는 광역버스를 타면 접근성도 좋다.

 

 

천마산은 과거 군립공원에서 2023년 10월 ‘천마산시립공원’으로 지정 변경되었다. 현재는 더 체계적인 관리 하에 자연과 사람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곳곳에 설치된 119 산악안전지킴이 시스템과 쓰레기통, 열매 모양 저금통 등은 이곳이 자연을 배려하며 공존하는 공간임을 보여준다.

 

 

도심에서 멀지 않지만 자연은 온전히 살아 있는 곳. 천마산은 남양주의 수많은 산 중에서도 단연 ‘8경’에 어울리는 진면목을 가진 명산이다. 하늘에 닿을 듯한 그 이름처럼 걷는 내내 하늘과 더 가까워지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일상을 벗어나 자연을 만나고 싶다면 천마산의 품에서 계절의 정수를 온몸으로 느껴보자.

 

프로필 사진
김시창 기자

타임즈 대표 김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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