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백남준아트센터는 미디어 아트의 거장 백남준을 기리는 공간이자 그의 예술 철학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백남준은 생전에 이곳을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이라 명명하며 자신의 작품과 예술 세계가 이곳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하길 바랐다. 지난 2008년 개관한 백남준아트센터는 그 뜻을 이어받아 백남준의 대표적인 비디오 아트 작품을 비롯해 미디어 시대의 소통과 정보를 탐구하는 전시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백남준아트센터를 방문하면 가장 먼저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유리와 철골 구조가 어우러진 건축 디자인은 마치 현대적 미디어 아트 작품을 연상케 한다. 이곳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기술이 예술과 결합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실험의 장이다. 백남준이 생전에 강조했던 ‘정보의 초고속도로(Super Highway)’라는 개념을 반영하듯 아트센터 내부는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 중심의 미술관과 차별화된 전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실을 둘러보면 백남준의 대표작인 ‘TV 정원(TV Garden)’을 비롯해, 그가 평생에 걸쳐 탐구했던 비디오 아트와 설치 작품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특히 ‘삼원소’는 백남준의 독창적인 빛과 기술을 활용한 작품으로 삼각형·사각형·원형의 조형 요소들이 레이저 광선으로 형상화되어 색다른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상설전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획전과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초기 비디오 아트부터 현대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작품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Good Morning Mr. Orwell)’과 같은 백남준의 전설적인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동시대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창조한 새로운 작업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연구 도서관과 비디오 아카이브도 마련되어 있어 백남준과 관련된 자료를 심층적으로 탐구할 수 있다. 특히 ‘백남준의 비디오 서재’는 그가 남긴 방대한 양의 비디오 아트 자료를 디지털 아카이브 형태로 제공하여 전 세계 어디서나 온라인으로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백남준아트센터는 방문객이 예술과 기술이 융합된 세계를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아트 워크숍, 아티스트와의 대화, 심포지엄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연중 이어진다. 미디어 아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강연과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되어 백남준이 남긴 메시지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더불어 미디어 퍼포먼스나 인터랙티브 아트 작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흥미롭게 예술을 즐길 수 있다. 새로운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창조적 공간이기에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기술과 미디어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특별한 영감을 선사한다.

아트센터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기획전과 프로그램 일정을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상설전 외에도 시즌별로 진행되는 기획전시와 워크숍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어 방문 시 더욱 풍성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
관람을 마친 후에는 아트센터 내 뮤지엄숍을 방문해보자. 이곳에서는 백남준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기념품과 미디어 아트 관련 서적을 구입할 수 있어 좋은 추억이 된다. 또한 근처에는 한국민속촌과 경기도박물관이 위치해 있어 하루 코스로 함께 둘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이처럼 백남준아트센터는 그의 예술 세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담론을 창출하고 미디어 시대의 소통을 탐구하는 역동적인 장소다.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허물며 혁신적인 실험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이곳에서 백남준의 철학과 비전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 예술과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이 특별한 공간에서 백남준의 예술적 유산을 직접 체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