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여주시(시장 이충우)가 추진 중인 신청사 건립사업이 예산 전액 삭감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충우 시장은 7월 17일 오후 시청 4층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사태에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시장은 “시청사 건립은 12만 여주시민의 오랜 숙원임에도 불구하고 다수당의 정치적 셈법으로 좌초 위기에 처했다”며 “올해 말 착공을 위해 7월 추경에 관련 예산이 반드시 반영돼야 함을 수차례 설명했음에도 시의회가 이를 전액 삭감한 것은 시민의 뜻과 행정 책임을 외면한 처사”라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특히 이 시장은 청사 신축에 대해 공론화위원회 구성부터 후보지 결정까지 시민의 소중한 의견을 반영해 추진해온 사업이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이번 예산 삭감이 과연 시민을 위한 결정인지, 아니면 정치적 목적을 위한 발목잡기인지 시민 여러분께서 직접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문제의 발단은 이날 열린 여주시의회 임시회에서 비롯됐다. 시의회는 여주시 2회 추경예산안을 심의하며 신청사 건립사업 공사비 50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로 인해 연내 착공 일정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전체 사업 일정에 중대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지난달 정례회에서도 시의회는 1회 추경예산안에 담긴 신청사 관련 예산 108억 7000만 원 중 공사비 50억 원을 한 차례 삭감한 바 있다. 이어진 2차 추경에서도 동일한 항목이 다시 삭감되며 사업의 연속 추진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예산 삭감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예산 우선 배정, 턴키 방식의 사업비 증액 우려, 원도심 주민들과의 충분한 소통 부족, 공사비의 당장 필요성 부족 등을 이유로 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현재 여주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 4명, 국민의힘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여주시 신청사는 총 사업비 1520억 원을 들여 여주역세권 인근 가업동 9-3 일원에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부지면적은 4만 7000㎡, 건축면적은 3만 2000㎡에 달한다. 시는 현재 기본설계를 마무리 중이다. 당초 올해 말 착공해 2028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계획을 추진해왔다.

현재 사용 중인 청사는 1979년에 준공된 홍문동 소재 건물로 지상 4층의 노후 건물이다. 공간 부족과 주차장 협소 등의 문제로 시청을 방문하는 시민들과 직원들의 불편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 시장은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행정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 사업이 정치 논리에 막혀선 안 된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편에서 시정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