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2025 안성맞춤 남사당 바우덕이축제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안성맞춤랜드 일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올해 축제는 대한민국 문화도시이자 동아시아 문화도시인 안성이 전통의 현재화를 실현한 자리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전통예술의 본고장이라는 역사적 자부심과 세계와의 문화 교류를 함께 아우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실제로 축제 기간 동안 안성 전역은 남사당의 신명과 흥,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며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안성은 조선시대 남사당의 발상지이자 총본산으로 우리나라 대중문화 원류가 태동한 곳이다. ‘바우덕이축제’는 남사당의 예술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2001년부터 시작된 대표 문화축제다. 특히 지난 2006년에는 유네스코 공식자문협력기구인 ‘CIOFF(세계민속축제협회)’의 공식축제로 지정되며 세계 속의 전통문화축제 입지를 굳혔다. 이처럼 안성의 남사당은 곡예, 노래, 춤을 아우르는 최초의 대중연예집단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 중심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꼭두쇠이자 대중예술의 효시로 불리는 바우덕이가 있다.

바우덕이는 경복궁 중건 당시 흥선대원군 요청으로 백성들의 사기를 북돋우며 예술이 민중의 힘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 공로로 당상관 정삼품의 옥관자를 하사받았는데 이는 천민 예인에게 내려진 전례 없는 일이었다. 바우덕이는 이후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최초의 스타로 기록되었다. ‘남사당패가 왔다’가 아닌 ‘바우덕이가 왔다’는 말이 유행하며 대중예술과 공연문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것이 사실이다.

올해 축제는 이러한 바우덕이의 정신을 오늘날 감성으로 되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 ‘전통의 흥, 미래의 빛’을 주제로 열린 2025 안성맞춤 남사당 바우덕이축제는 남사당의 여섯 마당(풍물, 버나, 살판, 어름, 덧뵈기, 줄타기)을 현대적 무대로 재해석해 관람객에게 색다른 감동을 전했다. 축제의 개막식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퍼포먼스로 시작됐다. 무엇보다 전국에서 찾아온 관람객들이 함께 어깨춤을 추며 ‘흥의 도시 안성’을 실감케 했다.특히 ‘남사당패 대동놀이’와 ‘바우덕이 거리퍼레이드’는 화려한 색채와 강렬한 리듬으로 축제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퍼레이드에는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해 ‘관객이 곧 주인공이 되는 축제’라는 기획 의도가 고스란히 실현됐다.

이번 축제의 중심 프로그램인 ‘안성문화장페스타’는 ‘옛것의 힙함, 오늘의 문화로’란 주제 아래 전통공예와 청년예술이 만나는 융복합 공간으로 꾸며졌다. 축제장 주무대 앞에 마련된 공간에서는 19명의 문화장인이 참여한 ‘안성문화장인전’이 열려 전통공예품 전시와 시연, 판매가 동시에 이뤄졌다. 나아가 ‘안성문화상단전’에서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공예체험 하우스’에서는 도자기와 목공, 한지공예 등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이 마련돼 큰 호응을 얻었다.특히 젊은 공예가들이 선보인 ‘힙크래프트 편집숍’은 전통 소재를 현대적 감각에 의해 재해석한 작품들로 주목을 받았다. ‘안성맞춤 디저트 공모전’의 수상작 시식 부스에서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창작 디저트가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또한 조선시대 복식을 AI 기술로 구현해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AI 포토부스, 공예품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공예자판기’, 문화장인들의 쇼룸 등은 전통과 디지털 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문화체험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안성이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만큼 글로벌 교류의 장 역시 풍성하게 마련됐다. 한국, 중국, 일본 3국이 함께 참여한 전통의상 체험 부스에서는 각국의 의복과 장신구를 직접 착용하고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더불어 중국 후저우와 마카오, 일본 가마쿠라시에서 초청된 예술단의 전통공연이 연이어 무대에 올랐다. 각국의 음악과 무용, 의상이 한 무대에서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문화 다양성의 아름다움을 전했다는 평가다.밤이 되자 축제장 내 수변공원에서는 ‘동아시아 빛 축제’가 열렸다. 해당 축제의 경우 한·중·일 전통색을 형상화한 조명과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지며 호평을 받았다. 화려한 빛의 물결 속에서 펼쳐진 미디어퍼포먼스는 축제의 밤을 환하게 밝히며 안성의 새로운 야간관광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축제는 남사당 공연뿐 아니라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대폭 강화됐다. 어린이를 위한 전통놀이마당, 청소년 대상 전통예술 워크숍,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풍물놀이 배우기 등 세대 간 교감을 높이는 다채로운 콘텐츠가 마련되어 관람객의 호응을 이끌었다.또한 지역 예술가들이 참여한 거리공연과 버스킹, 시민이 함께하는 플래시몹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곳곳에서 펼쳐져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시민축제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2025 바우덕이축제는 안성의 유구한 장인정신과 공예문화를 널리 알리고 전통예술을 세계에 소개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특히 올해는 다양한 국가와 교류하며 문화도시 안성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뜻깊은 축제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 시장은 “시민과 방문객이 함께 웃고 즐기며 안성의 흥과 멋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