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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슈

처음부터 끝까지 나였다... 두바이 월드컵(G1) 우승마‘로렐리버’

 

 

[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의 중심 도시 두바이. 수도인 아부다비 이상으로 관광과 금융이 발달한 중동의 부호 도시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부르즈 할리파’로도 유명한 이 곳 두바이에서는 매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을 ‘두바이 월드컵 데이’로 정하고 메인경주인 두바이 월드컵(G1)을 필두로, 두바이 시마 클래식, 두바이 골든 샤힌 등 총 9개 경주, 총 상금 3,050만달러(한화 약 412억)를 걸고 전 세계 유수의 경주마가 각축을 벌인다.

 

지난 30일 현지시각 20시35분, 메이단 경마장에서 펼쳐진 ‘2024 두바이 월드컵(G1)’의 승자는 바로 UAE의 로렐리버(LAUREL RIVER). 디펜딩 챔피언인 우스바테소로와 지난달 사우디컵(G1) 우승마인 세뇨르부스카도르 등이 압도적인 인기를 모은 가운데 로렐리버가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로 두바이 월드컵 왕좌에 올랐다. 조용하지만 확실한 승리였다.

 

경주거리 2,000미터를 달리는 약 2분 동안 로렐리버는 줄곧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두라에레데(JPN), 디펀디드(KSA), 카비르칸(UAE) 등이 줄곧 따라붙었지만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모습이었다. 결국 2위와 8마신 넘게 거리를 벌리며 총 상금 1,200만달러(한화 약 162억) 중 1위 상금 696만 달러(한화 약 90억)를 가져갔다. 로렐리버를 제외한 나머지 11두의 말들이 2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모양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상황에서 2위는 우스바테소로, 3위는 세뇨르부스카도르가 차지했고 윌슨테소로는 4위를 기록.

 

6세의 나이까지 내세울만한 큰 우승기록이 없던 로렐리버는 ‘재야의 고수’처럼 나타나 완벽한 경주를 선보였고, 준우승을 차지한 우스바테소로의 경주 전개는 ‘기행’에 가까웠다. 경주 내내 거의 꼴찌에 머물던 그가 결승선을 300미터 앞두고 추입을 시작하며 8위로 올라서더니, 사우디컵을 설욕하듯 마지막 순간 세뇨르부스카도르를 제친 것이다. 우스바테소로는 평상시 의욕 없는 걸음걸이나 연습거부 등으로 ‘월요병 걸린 직장인’ 같다는 평을 듣기도 했는데, 월요병이 있을지언정 할 일은 다 해내고 마는 직장인처럼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마주는 자신의 소유마에 스페인어로 ‘보물’을 뜻하는 ‘테소로’를 주로 붙이는 료토쿠지 켄지, 기수는 작년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 모두 우승한 카와다 유가.

 

상위 6두 중 일본마가 4두 포진할 정도로 일본의 강세가 두드러졌으나, 사우디 왕족인 칼리드 빈 압둘라가 설립한 주드몬트팜 출신이자 UAE에서 조교한 로렐리버가 압도적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중동의 체면은 지켰다는 평. 이외에도 스위스의 시계 명가 론진이 후원하는 ‘두바이 시마 클래식(G1, 2,410m)’, ‘두바이 골든 샤힌(G1, 1,200m)’에서 UAE말이 우승하며 개최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한편 작년 코리아 스프린트 우승마이자 지난달 사우디에서 펼쳐진 리야드 더트 스프린트를 석권한 일본의 리메이크가 두바이 골든 샤힌에서 4위를 차지하는 등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올해 심장의고동과 벌마의스타가 출사표를 던졌으나 예선전에서 아쉬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그간 경주마만 출전해 왔던 것과 다르게 문세영, 서승운 기수가 함께 출전하는 등 세계 경마를 향한 도전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두바이 월드컵은 현재 UAE의 총리이자 두바이 국왕인 셰이크 모하메드에 의해 1996년 창설되었다. 베팅이 엄격히 금지된 이슬람교 특성상 상금은 모하메드 국왕을 비롯한 왕족이 내고 있는데,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상금 수준을 1,200만 달러까지 늘려왔지만, 2020년부터 최고 상금 경주라는 럭셔리한 타이틀은 사우디컵(2,000만 달러)에 내어주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전세계 경주마 뿐 아니라 셀럽들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중동 최고의 카니발임에는 이견이 없다. 페기 구, 니요 같은 아티스트들이 두바이 월드컵을 찾으며 문화예술과 하이패션의 성지로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는 론진의 앰배서더인 배우 정우성이 두바이 현지를 찾는 등 단순히 부자들의 취미생활이 아닌 ‘경마’라는 스포츠를 매개체 삼아 세계인을 한자리에 모으고 소통하는 축제와 경제부흥의 장, 그 자체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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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창 기자

타임즈 대표 김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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